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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님, 그리고 런홍빈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님,
존경하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인 여러분, 참으로 반갑습니다.
뜻깊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992년 한중 양국 협력의 첫 장을 열었던 이곳 조어대에서
양국 경제인들이 다시 모여 미래 협력을 논의하게 된 점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한중 수교 이후 지난 30여 년 간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든든한 조력자로
인적·물적 교류 전반에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수교 직후 양국 지방정부간 교류는 8건에 불과했지만
재작년 기준으로 약 700건의 자매·우호 MOU 체결이 있었고,
이를 매개로 한 문화 교류와 친선 활동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양국의 교역 규모 역시 수교 당시 65억 불에서
재작년 2,729억 불로 40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2대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중 협력의 성과는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가지지만,
대내외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양국이 상호 신뢰와 호혜의 원칙하에
협력의 흐름을 이어온 것이야말로
한중 관계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협력의 저력은 역사 속에서도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습니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900여 년 전 고려와 송나라의 교류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하고 안정적인 협력 관계 중 하나였습니다.
고려의 벽란도는 국제교역의 중심지로
송나라와의 해상 교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던 항구였습니다.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나루’라는 뜻의 이름처럼
벽란도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양국의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가 오가던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고려는 이곳을 통해 인삼과 먹, 그리고 고려지를 송나라에 수출했고
송나라는 고려에 서적과 도자기, 차를 전하며 상호 보완적인 교역 구조를 형성했습니다.
고려의 종이인 고려지는 송나라에서 천하제일이라 불릴 만큼 그 품질을 인정받았고,
송나라의 문인들은 중요한 서적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릴 때 고려지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자면, 고려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지식과 문화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당대의 핵심 소재이자 전략 교역 품목이었습니다.
고려지 위에 필사되고 인쇄된 다양한 문헌들과 불교 경전은
다시 고려로 전달되어 학문의 발전을 뒷받침하고,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우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렇듯 고려와 송나라는 교역과 지식의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교류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
나아가 평화 질서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라 하겠습니다.
상품과 사람의 이동을 넘어 기술과 가치, 문화와 신뢰가 함께 흐르는 협력,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연결과 소통을 멈추지 않는 협력의 자세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한중 경제인 여러분!
지난해 11월 1일 경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저는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양국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도 크게 공감했습니다.
이러한 공감대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중요합니다.
협력의 제일선에 서 계신 여러분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이제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고,
그 성과가 다시 양국의 발전과 지속 성장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협력의 구조를 다시 만들 때입니다.
벽란도의 물길이 대륙과 해양을 하나로 연결했던 것처럼
오늘의 한중 협력도 산업 혁신과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잇고, 각자의 시장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협력 사항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조업에서의 혁신과 협력입니다.
한국 정부는 제조AX, 즉 제조 전반에 AI를 접목해
기업이 기술혁신과 생산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중국 정부 또한 신질(新質) 생산력을 핵심으로
산업의 질적 전환과 고도화를 추진하며
첨단 기술과 제조업의 결합, 그리고 혁신 역량 축적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양국이 혁신을 통해서 제조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의 정책과 기술을 참고하며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양국 제조업계가 직면한 녹색·디지털 전환과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과제에 대해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더욱 활발한 문화교류입니다.
최근 양국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상호 방문이 한층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서울 문화 탐방, K-뷰티 체험’이 중국 청년들에게 인기 높은 여행코스가 되었다고 합니다.
‘금요일 퇴근 후 상하이 여행’은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이 되었습니다.
이는 관광의 확대를 넘어 서로의 서비스와 문화를 가깝게 체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콘텐츠, 게임, 공연, 문화 플랫폼 등
생활 서비스 전반에서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서비스와 콘텐츠 분야 협력은 기업 간 신뢰를 쌓고
제조업과 소비재 투자, 신시장 개척으로 확장되는
중요한 연결 고리이기도 합니다.
양국 정부가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위해 속도를 내기로 한 만큼
기업 간 협력에도 의미 있는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중 경제인 여러분,
‘물을 건너는 데는 배가 필요하지만,
배를 띄울지는 사람이 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한중 협력의 배를 띄워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 정부도 양국 기업이 협력의 항로를 넓혀가는데 필요한
제도와 환경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
역사로부터 이어져 온 ‘벽란도 정신’을 바탕으로,
상품과 사람, 그리고 문화 교류의 돛을 달고
황해의 바람과 파도를 함께 가로질러 나가시기 바랍니다.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고서라도 얻을 수 없을 만큼 귀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이 바로 그 천만금보다 귀한 서로의 이웃입니다.
진심으로 소망하건데 그 좋은 친구를 저 멀리 가서 찾지 말고,
시 주석님의 말씀대로 이사갈 수 없는 이웃, 뗄레야 뗄 수 없는 한국과 중국에서 서로 찾으십시오.
한국과 중국은 이미 오랜 시간 그 가치를 함께 증명해 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소중한 이웃으로서의 관계를 한층 더 심화하고
새로운 항로를 함께 그려나가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들이 그 선구자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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