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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없는 게 아니라, 그동안 저희에게 시장 정보가 없었던 것임을 알았습니다.”지난 5월,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으로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에 다녀온 (주)네오탑 김향원 대표의 첫마디다. 세계 최초의 용융식 폐주사바늘처리기를 들고 대통령의 해외순방 길에 동행한 네오탑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3개국에서 수출 MOU를 체결하고 아프리카라는 큰 시장을 얻었다. 김 대표는 처음 참가한 경제사절단에서 거둔 뜻밖의 성과에 놀라고 기뻐했다. “적절한 시장 정보와 적극적인 마케팅이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일대일 비즈니스상담회에서 구매력 있는 바이어를 매칭해줘 고맙다”는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의료기기 및 헬스케어 전문 기업인 네오탑은 한국과학기술원과 기술 제휴로 6년여 연구 끝에 폐주사바늘처리기 ‘니들 스멜터(Needle Smelter)’를 개발하고도 국내에 시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회전모터나 칼날을 사용해 주사바늘을 절삭 또는 절단하는 기존 경쟁사 제품들과 달리, 니들 스멜터는 오염된 주사바늘을 1,600℃ 이상의 고열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녹여 미세한 가루로 산화시키는, 세계 최초의 용융식으로 주목받았다. 두께 16~30게이지, 길이 0.5~1.8인치의 다양한 주사바늘을 처리할 수 있으며, 1개의 주사바늘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1초, 5,000개의 주사바늘을 처리하는 데에 필요한 전기량도 1kW이면 충분하다. 특히 크기가 작고 작동이 간편해 어느 곳에서나 설치,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치과위생사 10명 중 6명이 최근 1년 동안 주사바늘에 찔린 경험이 있었다. 주사바늘을 사용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니들 스멜터의 필요성을 새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국내 의료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손상물 폐기물로 분류하는 주사바늘 등은 상자형 합성수지류(황색) 용기에 따로 모아 일괄 폐기해야 한다. 네오탑이 국내에서 이렇다 할 마케팅조차 펴지 못하고 처음부터 해외 수출 길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 이 때문이었다. 다행히 해외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니들 스멜터는 현재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파라과이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문제는 현지 병원 등을 중심으로 적게는 10대, 많게는 100대 남짓 소량 판매만 이뤄진다는 데 있었다. 큰 시장에 내내 목말랐던 김 대표는 정상외교 경제사절단 참가를 희망했다. 때마침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선 대통령을 따라 아프리카 땅을 밟을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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